한때 설치형 블로그 '태터툴즈'를 사용한 사람들을 추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벌써 2년이 지나버렸네요. (새삼.. 세월의 흐름이...) 2006년 7월의 올블로그 상위 100위의 블로그 중에서 (설치형 블로그) 태터툴즈 사용자는 47명(47%)이었습니다. 이때만해도 티스토리가 막 시작할 즈음이라 사용자들이 별로 없었던 탓에 티스토리의 사용자 1명은 태터툴즈 사용자에 포함되었었고, 역시 태터툴즈의 엔진을 사용한 오마이뉴스 블로그의 사용자 6명도 태터툴즈로 분류했었습니다. 따라서 순수하게 설치형 블로그를 사용했던 사람은 40명이였는데요. 그래도 비율로 따지자면 40%나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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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7월. 올블로그 TOP 100 블로그

 
 
그때는 저 스스로가 설치형 블로그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으니, 이를 '설치형 블로그 사용자가 블로고스피어에서, 소위 오피니언 리더들이 가장 많이 쓰는 도구이다'라고 감히 결론을 지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결론에는 두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 올블로그가 물론 당시에도 블로고스피어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서 훨씬 많이 알려진 지금에와서도 블로고스피어에서 중심적인 역할에 있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블로그 시장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포털 '다음'이 블로거뉴스를 시작하면 영향력의 상당 부분을 가져간 이유도 있을겁니다. 비판자적인 입장에서는 폐쇄적인 네트워크의 그들만의 리그라고 해도, 네이버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또 다른 문제였을 것이구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다음 블로거뉴스를 이용하고 있긴 하지만, 벤처기업인 올블로그가 영향력에서 다음에 뒤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게 현실이라고 하더라도 안타까움이 듭니다. 괜찮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고, 외국에서는 꽤 의미있는 성과를 내는 시장인데, 어쩌면 단순히 상대가 포털이라는 이유로 밀리는건 어쩔 수 없다는 결론 때문에...)

두 번째 문제는, (첫 번째와 완전히 별개는 아닌 듯 한데,) 블로고스피어가 상당한 성장을 거두면서 설치형 블로그에 남아 있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바꿔서 말하면, 저 통계를 작성할 때만해도 블로그 시장 자체가 작았기 때문에 설치형 블로그를 소위 인기 블로거가 사용할수 있었습니다. 시장이 커지면서 발생한 가장 큰 문제는 인기 블로거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트래픽'이라는 한계였습니다. 덕분에 백업이 가능하고, 복원이 가능해서 데이터를 옮길 수 있었던 티스토리 적어도 인기 있는 블로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대세였습니다. (사실 PLAN-B가 없었단 이야기이죠)


2006년에서 반년이 지나서 2007년 2월, 두 번째 글을 썼습니다. 두 번째 했던 시도는 RSS구독기로 당시 꽤 이름 높았던(물론 지금도 그렇습니다) 한RSS에서 구독자가 많은 것을 기준으로 상위에 있는 500명의 블로그를 추적하는 일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꽤 지루한 일이였는데..) 구독자가 많은 블로그가 소위 인기 블로그라는 발상에서 시작한 일이였는데요.

1위는 뜻밖에 이글루스(93명)였습니다. 2위는 태터툴즈(89명), 3위는 워드프레스(45명) 순이였고, 티스토리는 5위(33명)였습니다. RSS구독이라는게 이용하다보면 습관적으로 추가하기는 쉬워도, 마음먹고 삭제하기는 어려운터라, 상대적으로 초기에 블로그를 시작했던 사용자들의 비율이 높았다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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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이제 2008년 7월이 됐습니다. 한동안 신문 지면에는 블로그에 관한 이야기가 매일 나왔습니다. 블로그는 이제 꽤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위해서 보는, (검색엔진에서 우선적으로 보여지게 되어서) 보게 되는 미디어가 됐는데요.
 
특히, 촛불집회가 계속되면서 블로그가 언론이냐 아니냐는 쾌쾌묵은 논쟁, 다시 말하면 블로거가 기자인가라는 논쟁은 '현장에서 정보를 중계하고, 이후 현장을 기록하는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이제 별로 의미 없는 논쟁이 된 듯 합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자랑하는 신문사가 거리의 '국민들'에게 조롱당하는 것이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 됐고, 반면 블로그는 대중에 맞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중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세력이 되어버렸습니다.

기자들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가 아니라, 언론사 자체에서 '현장 블로그'라는 이름으로 데스크에서 걸러진 뉴스보다 발 빠른 속보를 전합니다. 기자이면서 블로거인 현실. 결국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 블로그는 '어떤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도구'가 아니라, '정보를 빨리 전달하는데 그냥 꽤 훌륭한 도구'로 자리잡은 것 같은 느낌도 가져봅니다.
 

결론적으로 블로그 시장 꽤 커졌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도구적인 관점에서 (구체적인 통계를 가지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인기 있는 블로그 중에서 상당수가 티스토리를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트래픽'이라는 현실적인 벽에서 티스토리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니까요. 그런점은 설치형 블로그가 가지는 뭐랄까요. '정치성'에서 봤을 때는 약간 안타까운 일이기도 합니다. 티스토리는 꽤 적당히 자유롭긴 하지만, 그 자유로움이 단순히 스킨에서 자유롭다는 이야기는 아니였는데...
 
이야기가 산으로 갈 것 같아서, 마무리 지어봅니다. 이제 "블로그"라는 단어는 꽤 일반적인 보통 명사가 됐습니다. 앞으로 블로그 시장의 성장은 누군가에게는 "이미 이만큼 성숙해버린 시장"이고, 다른 누군가에는 "이제 겨우 이만큼 성장한 시장"일텐데... 블로거 여러분은 블로그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더 발전할까요? 아니면?
  
(ps) 태터툴즈는 현재 '텍스트큐브'라는 이름으로 배포되고 있지만, 최초 통계를 작성한 시점에 맞게 '태터툴즈'라고 표시했음을 이해바랍니다. 글을 다 쓰고 다시 읽어 보니, 다음이 티스토리며, 블로거뉴스며 모든 공을 가져간 듯한 느낌으로 쓴 듯 하군요. 굳이 그런건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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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리니 2008/07/21 17:53

    글 잘읽었습니다. (__)

    본문과는 관계없는 감상입니다만...;;;

    비교 통계표에서조차도 없는 도구를 쓰는 이 아련함과 쓸쓸함이란... ㅠ.ㅠ~

  2. 아크몬드 2008/07/21 19:01

    크크.. 저도 저 초기 태터툴즈 멤버에 들어가겠군요.
    그때의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3. Laputian 2008/07/21 20:15

    저도 태터툴즈 유저였지요. 말씀하신바와 같이, 한번 트래픽 폭탄을 맞으면서 티스토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실망하고 있는 부분도 좀 있는지라, 텍스트큐브닷컴으로의 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방문자수 복원만 가능하다면 당장이라도 옮기겠는데 말이지요 ^^

  4. 엠의세계 2008/07/22 19:57

    그래도 다음이 블로그에 이것저것 한 덕에 블로그가 더 활성화 된 건 확실한 것같습니다^^
    이번에 티스토리의 업그레이드와 텍스트큐브닷컴의 행보를 주목 중인데....빨린 뚜겅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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